목요일, 8월 21, 2003

 

[김대중 前대통령] "국민 괴롭히는 임금 추방 가능"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308/200308210363.html
[김대중 前대통령] "국민 괴롭히는 임금 추방 가능"'主權在民' 이례적 거론…퇴임후 첫 공개 강연
▲ 김대중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퇴임 후 첫 외부 강연행사인‘2003 하버드 국제학생회’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행사장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최순호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퇴임 6개월 만에 첫 연설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03 하버드 국제학생회’의 개막식에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참석, 30여분에 걸쳐 ‘아시아의 미래와 한반도의 평화’란 주제로 강연했다.
이날 강연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크게 세 부분. 우선 김 전 대통령은 맹자(孟子)의 ‘주권재민(主權在民)사상’을 거론했다. 김 전 대통령은 아시아의 민주주의 전통을 설명하며 “2300년 전 중국 맹자는 ‘임금의 권력은 하늘이 백성에게 선정(善政)을 하라는 천명과 함께 내린 것이다. 임금이 선정을 하지 않고 백성을 괴롭힌다면 백성들은 임금을 추방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때마침 야당이 “대통령의 하야(下野)를 거론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하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미묘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김한정 비서관은 “단순히 맹자 이야기를 인용한 것을 가지고 현실 정치와 연관 지어선 안 된다”고 했고, 민주당 문석호 대변인도 “유신시절부터 DJ가 줄곧 하던 말씀”이라고 말했다.
대북 문제에 대해서는 김 전 대통령은 6·15 정상회담의 성과를 자세히 설명한 뒤, “(정상회담 이후) 오늘 개최되는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도 북한 선수와 응원단이 대규모로 참가했다. 이는 참으로 획기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6자 회담과 관련해선 “북한의 핵 포기와 미국의 체제보장이란 핵심 과제는 북·미 간에 해결되어야 하고, 6자 회담은 이를 공동으로 한번 더 보장하는 것”이라며 “원칙은 일괄타결하고 실천은 필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조순용, 박선숙, 이재신 전 수석비서관과 민주당 김옥두, 이협 의원이 참석했다.
(조희천기자 hccho@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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